본문으로 바로가기

82년 김지영의 내 후기

category 잡다한 이야기/리뷰 2019. 12. 5. 13:56
728x90
반응형

 이 후기는 내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 하는 것임을 말한다. 
 이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많은 사람들이 말하듯 여자들이 느낄 수 있는 모든 불합리한 상황을 전부 표현하느라 억지 설정을 많이 한 영화인 것 같다. 그리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82년생의 시선이 맞는지가 의문이다. 내 생각에는 이건 82년생의 이야기가 아닌 72년생 62년생의 이야기라고 하는게 더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색안경을 빼고 그저 작품으로서만 본다면 괜찮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남녀 갈등이나 시대적인 공감을 제외한다면 재미가 없는 약간 루즈한 영화일 것이다. 영화 자체의 내용은 그저 한 여자의 생활을 다루면서 큰 이펙트가 없이 정신병을 앓고 있는 여자가 그것을 치유하고 이겨내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보니 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연기자들 역시 연기를 잘하고 전체적인 흐름만을 본다면 나쁘지 않은 전개에 나쁘지 않은 결말일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영화가 관객에게 말하는 목적일 것이다. 보는 사람마다의 생각마다 다를 것이지만 내가 보면서 느낀 점은 관객에게 여성이 느끼는 불함리함을 전부 표현하고 싶어서 전체 흐름과는 별개로 억지 설정을 넣고 상황과 맞지도 않는 억지 대사가 들어가는 부분들이 문제다. 많은 리뷰에서도 나오는 이야기지만 몰카 사건은 대체 왜 들어갔고 카페에서 맘충이나 노키즈 존을 표현하려고 억지로 설정을 하는 것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쾌함을 선사했다. 차라리 좀 그럴싸하게 연출을 했거나 주인공의 상황과 연개하여 전체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면 이런 불쾌감은 덜했을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 가장 큰 생각은 마누라와는 절대로 보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영화는 보면 같이 보면 좋겠다 하는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는 절대로~절대로 같이 봐서는 안될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고나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입다물고 공격에 처 맞던지 아님 싸우는 일이 생길 것 같다는.....영화에 나오는 남편같은 삶을 일부 살고 있지만 남편의 삶은 현재의 삶을 살고 있는 남자들의 삶을 대변한다기 보다 극단적인 완벽한 남편의 모습을 보여준다.
 
 남편의 모습을 보면 정말 할 말이 많아진다. 나의 현재 부부 생활이 투영되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영화의 상황을 보고 자신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남편이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은 내 착각일까? 요즘 주변의 남자들 상황을 보면 착각은 아닌 것 같다. 아직 가부장적으로 사는 남자도 많지만 80년대 생인 나와 내 또래 들은 가부장적으로 사는 사람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내 주변만 그런지는 몰라도) 대부분 영화의 남편과 같은 삶을 살고 있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어려운 일 투성이다. 와이프가 전업이라도 일을 끝내고 퇴근하면 육아에 집안일을 해야하고 주말에는 와이프에게 휴가도 줘야 하는 일상을 가진 사람이 꽤 많다. 주중에 아이를 내가 봤으니 주말에는 남편이 보고 와이프는 좀 쉬어야 한다는 논리이다. 그렇타고 요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원을 안보내는 집은 거의 없고 영화에서도 지영은 아이를 어린이 집에 보내고 그들만의 시간을 보내다 아이를 다시 캐어한다. 물론 그들만의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고 집안일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고 무리하게 집안일을 한다거나 하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많은 사람들이 공동 주택을 살고 있는 경우가 많고 요즘 많은 가사를 도와줄 수 있는 편의 기구 들의 등장으로 육체적인 노동의 강도는 줄은 것은 사실일 것이다. 

 영화에서 나온 시댁과 처가의 내용에서도 할 말이 많다. 지영은 서울에 살고 있고 시댁은 부산이며 처가는 같은 수도권 지역인 듯하다. 완전 붙어살지는 않지만 편하게 다녀올 수 있는 지근 거리에 지영의 부모는 살고 있고 왕래도 잦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댁은 초반 장면에서 지영이 하는 말에서 유추해 보면 부모님 생신 2번과 명절 2번 정도로 5회 정도 방문하는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도 불만이 많은 지영의 모습에 내 모습이 겹처진다. 시댁에 가서도 나름 남편은 도와주려 애를 쓰는 모습도 안쓰럽다. 내 모습 보는 것 같아서....지영의 반응만 보면 시댁에 대한 좋은 감정은 별로 없어 보이는데 영화에 비춰진 모습은 여성이 보면 어떨지 모르지만 내가 볼때는 꽤 괜찮은 시어머니로 보인다. 나름 배려도 많고 툭툭 거려도 며느리 이해도 해주는...... 솔직히 처가의 방문이 잦으면 명절때나 생신때 가는 몇번의 행사 정도는 좀 이해해 주는 센스를 발휘하면 남편도 더 고마워할거고 집안도 화목할 텐데 그 몇번을 힘들어하는 며느리의 모습은 답답하기 짝이 없다.

 여성이 결혼을 하면서 생기는 경력 단절이라던가 자기 개발의 부재, 삶의 의미를 잃는 듯한 모습은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걸 남성대 여성이 아닌 문제로 해결을 해야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딱히 영화에서 표현하는 것에 대한 문제는 크게 없다. 모두가 느끼고 모두가 격고 있는 문제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결국 남편이 육아 휴직을 하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고 내용 중에는 부부가 동등한 상황으로 남자도 육아 휴직이 당연하다고 나오는데....이건 생각해볼 문제이다. 나도 육아 휴직에 대해서는 남자도 써야 한다면 써야 한다는 주의지만 여기서 써야 한다면의 조건이 문제다. 가부장적인 관점에서 접근하자면 누군가는 가게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 이 이끌어 나가는 것이 여자가 됐건 남자가 됐건 상관은 없지만 어째든 둘 중 하나는 짊어져야 한다. 맞벌이라도 메인은 있다. 집에 돈이 넘처나지 않는 한은 누군가는 안정된 직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난 만약 와이프가 안정된 직장으로 일반적인 남자들의 생각처럼 일할 수 있는 여건까지 최대한 번다는 생각으로 일한다면 내가 육아휴직 또는 전업으로 가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여자들의 생각은 힘들면 그만 둘 수도 있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은 안하려고 하는 심리가 남자보다 더 많다는데 있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 상황을 해결하지 않는 한 육아 휴직 또는 남자의 전업은 힘들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일을 그만둘때는 자의에 의해서 그런 경우는 흔치 않다. 특히 가정이 있는 사람은 이직을 위한 혹은 개인 사업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그만 둘리 없다. 하지만 여자들은 아무래도 그런 인식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아직 사회에서의 남자의 육아 휴직이 별로 없는 것이다. 남자가 육아 휴직을 하고 그로 인해 승진의 누락이나 혹은 실직이 생기더라도 감내를 할 수 있는 여자가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내 생각에는 그저 그런 영화다. 흥행을 한 것은 남녀 갈등에 의한 것일 뿐이고 영화의 작품 자체로  본다면 특별할 것 없는 영화이다. 그러나 그 특별하지 않은 것이 이 영화의 특징이 되어버리고 그 특별하지 않다는  여자들에게는 평범한 나와의 공감을 가지는 이유가 되는 영화이기 때문에 흥행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본다.

 영화를 보라고 추천은 못하겠지만 볼려면 남자든 여자든 혼자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

728x90
반응형